피어 컨템포러리는 2023 년 3 월 17 일부터 3 월 31 일까지 윤희준 작가의 개인전 <솔루블 Soluble>을 진행한다. 이 전시는 MnJ 문화복지재단이 주최하고 후원한 “2023년 청년 예술가 첫 개인전 지원, For Youth, Four Spaces”을 통해 선정된 윤희준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회화 및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한 윤희준은 동시대 사회의 부조리와 잠재된 폭력의 생태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자신의 트라우마로부터 탄생한 ‘남성중심적 관습을 체화한 괴물적 페르소나’ MiMi 의 디지털 이미지를 조합하여 3D 로 프로그래밍하고 프린팅한 조각들과 그 조각들로부터 파생된 연속적 작업들을 선보인다. 사진, 영상, 조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전시는 불안한 시청각들을 제시하여 비일상적 기괴함을 경험하게 하며, 여성으로서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폭력과 공포의 순간’을 담론으로 올린다. 작가는 자신의 신체로부터 출발한 MiMi 조각들이 의도된 오류로 인해 녹아가는 것처럼 보이거나 또는 실제로 녹아가는 과정에 대해 ‘폼리스 formless’라고 설명한다. 불규칙하게 변형되며 녹아내리는 행위는 실제와 가상이 얽힌 세계에서 시시각각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에 대항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폼리스 조각들은 샐리 베인즈 Sally Banes가 이야기한 ‘거칠고 고르지 않으며, 마무리가 불완전하고 열려있으며 틈새가 많은 그로테스크한 몸 the grotesque body’을 떠올리게 한다. 베인즈에 따르면, 그로테스크한 몸은 억압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적 규범을 뒤집어엎고 저항한다. 윤희준의 조각들 역시 기이하게 변형되고 용해되는 프로세스를 통해 결코 소멸과 죽음에 이르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카프카의 글쓰기처럼 기존의 코드화된 세계를 벗어나며 끊임없이 새롭게 증식하는 탈주선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폭력의 순간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실체를 더듬어가며, 작가는 도피이자 생존전략인 ‘폼리스’가 혼재된 전시를 통해 ‘괴물적 순간’을 연출한다. 연출의 주요 요소인 허구적 스토리텔링은 관객에게는 작가의 시나리오 속으로 들어가 작업들을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체험하게 하며, 작가 스스로에게는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방법론이자 작업의 방법론이 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윤희준의 이미지-조각-영상들은 전시장 가득 언캐니를 불러일으키며, 끊임없이 비가시적인 폭력에 대한 공포와 맞서야 하는 존재들을 상기시키고 무대로 소환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윤희준_Soluble_단채널 영상_00:06:50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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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를 만들고 객체화하기. 끊임없이 움직이는 신체를 스캔하기. 용해되는 물질로 조각을 주조하기. 용해되는 신체 조각과 그 지지대를, 그들을 둘러싼 주변으로 완전히 녹여들이기... 용해되는 신체 조각과 그 지지대는, 끊임없는 객체화와 조작의 위험에 처해 있는 여성 신체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무형 상태'를 위한 신화적 이미지가 될 수 있을까? ■ 윤희준
전시 도록 바로가기
윤희준 『솔루블 Soluble』展
2023_0317 ▶ 2023_0331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피어 컨템포러리
Pier Contemporary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0가길 18 B1
Tel. +82.(0)2.3411.9789
piercontemporary.com
@piercontemporary
피어 컨템포러리는 2023 년 3 월 17 일부터 3 월 31 일까지 윤희준 작가의 개인전 <솔루블 Soluble>을 진행한다. 이 전시는 MnJ 문화복지재단이 주최하고 후원한 “2023년 청년 예술가 첫 개인전 지원, For Youth, Four Spaces”을 통해 선정된 윤희준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회화 및 디지털 미디어를 전공한 윤희준은 동시대 사회의 부조리와 잠재된 폭력의 생태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자신의 트라우마로부터 탄생한 ‘남성중심적 관습을 체화한 괴물적 페르소나’ MiMi 의 디지털 이미지를 조합하여 3D 로 프로그래밍하고 프린팅한 조각들과 그 조각들로부터 파생된 연속적 작업들을 선보인다. 사진, 영상, 조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구성된 전시는 불안한 시청각들을 제시하여 비일상적 기괴함을 경험하게 하며, 여성으로서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폭력과 공포의 순간’을 담론으로 올린다. 작가는 자신의 신체로부터 출발한 MiMi 조각들이 의도된 오류로 인해 녹아가는 것처럼 보이거나 또는 실제로 녹아가는 과정에 대해 ‘폼리스 formless’라고 설명한다. 불규칙하게 변형되며 녹아내리는 행위는 실제와 가상이 얽힌 세계에서 시시각각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에 대항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폼리스 조각들은 샐리 베인즈 Sally Banes가 이야기한 ‘거칠고 고르지 않으며, 마무리가 불완전하고 열려있으며 틈새가 많은 그로테스크한 몸 the grotesque body’을 떠올리게 한다. 베인즈에 따르면, 그로테스크한 몸은 억압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적 규범을 뒤집어엎고 저항한다. 윤희준의 조각들 역시 기이하게 변형되고 용해되는 프로세스를 통해 결코 소멸과 죽음에 이르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카프카의 글쓰기처럼 기존의 코드화된 세계를 벗어나며 끊임없이 새롭게 증식하는 탈주선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폭력의 순간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실체를 더듬어가며, 작가는 도피이자 생존전략인 ‘폼리스’가 혼재된 전시를 통해 ‘괴물적 순간’을 연출한다. 연출의 주요 요소인 허구적 스토리텔링은 관객에게는 작가의 시나리오 속으로 들어가 작업들을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체험하게 하며, 작가 스스로에게는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방법론이자 작업의 방법론이 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윤희준의 이미지-조각-영상들은 전시장 가득 언캐니를 불러일으키며, 끊임없이 비가시적인 폭력에 대한 공포와 맞서야 하는 존재들을 상기시키고 무대로 소환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윤희준_Soluble_단채널 영상_00:06:50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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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를 만들고 객체화하기. 끊임없이 움직이는 신체를 스캔하기. 용해되는 물질로 조각을 주조하기. 용해되는 신체 조각과 그 지지대를, 그들을 둘러싼 주변으로 완전히 녹여들이기... 용해되는 신체 조각과 그 지지대는, 끊임없는 객체화와 조작의 위험에 처해 있는 여성 신체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무형 상태'를 위한 신화적 이미지가 될 수 있을까? ■ 윤희준